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타선의 중심축이 완전히 뿌리 뽑힐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올해 만 25세를 넘긴 노시환과 강백호는 이번 대회에서 와일드카드 대상자로 분류된다. 대표팀 전체를 통틀어 단 3장뿐인 와일드카드 기용을 두고 기술위원회가 장타력 보강이라는 명분 아래 두 선수를 동시에 낙점할 가능성도 있다. 형평성 논란이 따르겠지만, 대표팀이 성적만을 바라보고 독단적인 선택을 내릴 경우 한화는 부동의 중심 타자 두 명을 한꺼번에 반납해야 한다. 거포 둘이 한 순간에 증발한 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 아무런 위압감을 주지 못하며 팀 공격력의 연쇄 붕괴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마운드 역시 위기다. 시속 150km 중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는 특급 신인 정우주는 연령 제한 규정에 걸리지 않는 유망주다. 여기에 대만 국적의 좌완 에이스 왕옌청의 존재가 결정타다. 왕옌청은 외국인 선수 신분인 만큼 한국 대표팀의 구단별 차출 제한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노리는 대만 대표팀이 KBO 리그를 폭격 중인 왕옌청을 가만둘 리 없다. 결국 한화는 한국 대표팀 3명에 대만 대표팀 1명을 더해 총 4명의 주전을 동시에 빼앗기는 독박을 쓰게 된다.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필승조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이 동시에 마비되는 셈이다.
올 정규시즌 개막 직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무려 8명의 선수를 차출당한 바 있는 LG 트윈스의 잔혹사가 이제 9월의 한화 위로 몰려오고 있다. 강팀의 숙명이나 애국심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하기엔 한화가 짊어져야 할 대가가 너무나도 가혹하다.
11일 KBO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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