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치밀한 계산으로 안정적인 대박을 노리는 주인공은 부산고 하현승이다. 투타겸업을 소화하며 ‘부산고 오타니’로 불리는 하현승은 최근 뉴욕 양키스로부터 무려 226만 달러(약 34억 원)의 초대형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과감히 뿌리치고 KBO리그 잔류를 선언했다. 미국 직행 시 겪어야 할 마이너리그의 긴 육성 기간 대신, 국내 무대에서 확실한 에이스 대접을 받으며 연착륙하겠다는 실리적 판단이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행이 유력한 하현승은 프로 입단과 동시에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출장 기회를 보장받을 확률이 높다. KBO리그에서 완벽하게 능력을 증명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를 두드린다면, 지금 양키스가 제시한 34억 원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수준의 수천만 달러짜리 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습니다". 성공 확률과 리턴값을 동시에 극대화한 가장 영리한 빅픽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엄준상이 미국 직행을 택한 배경에는 거액의 계약금과 더불어, 세계 최고 무대에서 투타겸업의 가능성을 빠르게 시험해보겠다는 야망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리그를 거치며 전성기 나이를 소비하기보다, 하루라도 젊을 때 세계 최고의 육성 시스템 속에서 본토 야구를 온몸으로 받아내겠다는 계산이다. 미국 현지에서 투수와 타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기에 경쟁은 치열하겠지만, 이 바늘구멍을 뚫고 애리조나의 핵심 자원으로 우뚝 서는 순간 하현승의 가치를 뛰어넘는 진정한 '코리안 오타니'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가장 먼저 통장에 확실한 실속을 채우며 안정적인 미국 진행 표를 끊은 선수는 광주일고의 우완 파이어볼러 박찬민이다. 박찬민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20만 5000달러(약 18억 원)에 공식 계약을 완료하며 이번 계약 기간 내 국제 아마추어 투수 최고 대우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고졸 투수에게 100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투자했다는 것은 단순한 기대를 넘어 구단 차원의 확실한 육성 보증수표를 쥐여준 것과 다름없다.
천재들의 선택에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저마다의 뚜렷한 명분과 막대한 자본이 뒷받침되어 있다. 당장 확실한 거금을 움켜쥐고 특급 관리를 받게 된 박찬민이 단기적인 승자로 보일 수 있고, 머나먼 타국 땅에서 투타겸업의 역사를 새로 쓸 엄준상이 맞이할 고점은 상상 그 이상이다. 각자가 확정 지은 거대한 손익계산서가 몇 년 후 어떤 성적표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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