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씨름 기술 전반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실제로 씨름 기술 목록을 보면 안다리걸기, 밭다리걸기, 호미걸이 등 동작 중심의 표현이 대부분이다. 문자보다 몸이 먼저였던 시대, 기술은 설명을 통해 전해졌고, 그 설명이 곧 이름이 되었다. ‘들배지기’는 들어서 넘긴다는 뜻이고, ‘잡채기’는 끌어당겨 무너뜨리는 상황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안다리걸기 역시 다르지 않다. 이름은 기능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드러낸다. 이는 문자보다 몸의 감각이 앞섰던 전통 스포츠의 특징이기도 하다. (본 코너 1762회 ‘씨름에서 왜 '들배지기'라고 말할까’, 1763회 ‘씨름에서 왜 '잡치기'라고 말할까’ 참조)
언제부터 안다리걸기라는 말이 쓰인지를 특정하게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씨름 기술 이름들은 대부분 문헌에서 먼저 만들어진 게 아니라,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붙은 구어(입말)이기 때문이다. 안다리걸기도 특정 사람이 명명했다기보다, 오래전부터 기술을 설명하면서 “다리 안쪽을 건다”는 말을 다리 걸기처럼 풀어 말하던 표현이 굳어진 거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안다리걸기라는 말은 사전에 먼저 존재했던 단어가 아니다. 누군가의 입에서, 경기의 순간에서, 상대를 넘어뜨리던 그 장면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이 이름은 어렵지 않고, 설명적이며,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씨름의 언어는 학문이 아니라 몸의 경험이 만든 말이기 때문이다.
안다리걸기에 능한 선수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는 이만기이다. 그는 기본기가 매우 탄탄했고, 안다리걸기를 포함한 하체 기술을 정교하게 구사했어. 특히 상대 중심을 흔든 뒤 자연스럽게 안다리로 연결하는 흐름이 뛰어나서 “교과서적인 씨름”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또 한 명은 강호동이다. 힘이 워낙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기술 연결 능력도 좋아서 안다리걸기를 실전에서 강하게 활용했어. 상대를 압박하다가 순간적으로 안다리를 거는 스타일이 인상적이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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