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경기에서 일본은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한 악조건 속에서도 네덜란드를 상대로 두 차례나 리드를 따라잡는 무서운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과거의 보수적인 색채에서 벗어나 공격수들을 측면 윙백으로 과감히 배치하는 하지메 모리야스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 철학은 네덜란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비록 측면 수비에서 다소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했으나, 버질 반 다이크가 버틴 네덜란드의 견고한 수비벽을 상대로 정면 맞불을 놓아 두 골을 뽑아냈다는 점은 일본 축구의 기술적·전술적 성장을 고스란히 증명한다.
과거 아시아 팀들이 세계적인 강호를 만났을 때 선택했던 극단적인 수비 후 역습 공식과 달리, 이제 일본은 자신들의 철학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할 수 있는 힘을 갖추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와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이번 2026년 대회까지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강호들을 몰아붙이는 모습은, 이들의 성과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기적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실력의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대표팀 스쿼드 다수를 유럽 빅리그 주전 선수들로 채울 수 있는 두터운 선수층과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활약 중인 골키퍼 스즈키의 결정적인 선방 능력 등은 일본 축구의 기초 체력이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뒷받침하는 지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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