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772] 왜 ‘당구장 표시’라고 말할까](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5020725490740605e8e9410871751248331.jpg&nmt=19)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어떤 부분을 강조하거나 덧붙일 때 자연스럽게 “여기 당구장 표시 해주세요”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이 표현은 어떻게 생겨났고, 왜 하필 ‘당구장’일까?
원래 당구장 표시는 당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부호 '※'의 정식 명칭은 '참고표(參考標)'이다. 영어로는 'reference mark'이다. '다음 내용을 참고(또는 참조)하라'는 뜻의 문장 부호를 의미한다. 본문에다 주석을 달거나 주목하라는 의미에서 그 앞쪽에 붙인다.
일본에서는 '米(쌀 미)'자와 비슷하게 보고서 '쌀 표시'라고 한다. 일본어로는 '고메지루시(こめじるし·米印)'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쌀집 간판에는 이 기호를 붙인 곳을 더러 볼 수 있다. 따라서 서양보다 한국과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참고 표시부호로는 '※' 말고도 부호 '*'도 사용한다. 서양에서는 '※' 부호로 주석을 붙일 때 별도의 공간(주로 하단)에 표시하지만 '*'는 본문에 이어붙인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표현이 일종의 ‘생활 속 비공식 용어’라는 사실이다. 공식적인 문서나 교과서에서는 레퍼런스 마크라는 공식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만, 일상에서는 훨씬 직관적인 ‘당구장 표시’가 더 널리 쓰인다. 이는 언어가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느냐에 따라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 표현에는 한국적 생활 문화의 흔적이 담겨 있다. 한때 당구장은 단순한 오락 공간을 넘어, 친구와의 만남과 소통의 장소였다. 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접한 시각적 경험이 언어로 굳어졌다는 점에서, 당구장 표시는 단순한 표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일상의 풍경이 언어를 만들고, 그 언어가 다시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하나의 문화가 되는 셈이다.
결국 당구장 표시라는 말은 정확한 용어는 아닐지라도, 우리 삶의 기억과 경험이 녹아든 살아 있는 표현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도 무심코 사용하는 이 말을 통해, 사라져 가는 아날로그 시절의 한 장면을 계속해서 되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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