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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아직도 '회사원론' 소신 변함없나?...LG 4위 추락과 준PO 3연패, 절실함 부족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

2026-10-21 08:11:12

염경엽 LG 감독
염경엽 LG 감독
2026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는 통합 우승 2연패를 노릴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전년도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고, 마운드는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시즌. 팬들에게 우승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길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시즌이 끝났을 때 LG에 남은 것은 우승의 영광이 아니라 참담한 추락이었다. 정규시즌 4위, 준플레이오프 3연패 탈락.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물론 부상 악재는 뼈아팠다. 손주영과 유영찬을 비롯한 핵심 투수들이 차례로 이탈했고, 야수진에서도 문보경과 문성주 등이 전력에서 빠졌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부상자가 쏟아졌으니 정상적인 전력 운용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상자가 많았다는 설명만으로는 LG의 몰락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부상은 전력의 강도를 시험하는 변수다.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핵심 선수 몇 명이 빠져도 버틸 수 있는 대체 자원과 운용 체계를 갖춰야 한다. LG가 자랑했던 두꺼운 선수층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더욱 뼈아픈 대목은 위기 속에서 드러난 마운드 운용의 한계다. 장현식을 마무리로 돌렸다가 다시 선발로 기용하고, 손주영에게 뒷문을 맡기는 등 보직 변경이 거듭됐다. 외국인 투수 교체와 추가 영입에도 나섰지만, 무너지는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 투타 동반 침체가 겹치면서 LG는 시즌 후반 경쟁력을 잃었다.

이 과정에서 염경엽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단 운용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회사원론'으로 대표되는 그의 선수단 운영 철학은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프로야구는 정해진 시간만 채우면 되는 직장이 아니다. 선수의 몸 상태와 경기력, 휴식과 회복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을 관리해야 하는 무대다. 감독은 누가 지쳐 있고, 누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어떤 선수를 언제 쉬게 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핵심 선수들의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존 운용 방식이 적절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부상이 잦았다는 사실과 그에 대한 대응이 적절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무조건 잘못된 운용이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지만, 우승 후보가 4위까지 추락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면 책임 있는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LG는 시즌 막판 KIA와의 3위 경쟁에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너졌다. 10월 초 잠실 3연전에서 모두 9회에 결승점을 내주며 패했고,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는 김도영에게 결승 투런포를 허용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한때 통합 우승 2연패를 바라보던 팀이 이렇게 허무하게 시즌을 끝냈다는 사실은 단순한 불운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제 LG는 잠실구장을 떠나 임시 안방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한다. 박동원과 홍창기의 FA 문제, 외국인 선수 구성,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 체계 정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이번 시즌의 실패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다. 부상 때문에 졌다는 결론만 내린다면 내년에도 같은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

우승은 선수들의 이름값만으로 얻을 수 없다. 탄탄한 전력에 더해 그 전력을 긴 시즌 내내 유지하고,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잠실의 마지막 시즌은 LG에 우승의 축제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규시즌 4위와 준플레이오프 3연패라는 씁쓸한 결말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내년 시즌에는 더욱 절실한 자세로 야구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절실함만이 아니다. 올해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자신이 고수해 온 이른바 '회사원론'부터 돌아봐야 한다.

자신의 야구 철학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구단 수뇌부의 생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인석 대표는 주전은 지금 잘하는 선수가 맡아야지, 이름 있는 선수라고 해서 주전 자리를 보장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선수 간의 끊임없는 경쟁을 강조했다.

염 감독은 이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명성이나 기존 주전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보장하기보다 현재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맡기는 것이 진정한 경쟁이다. 내년 시즌의 변화는 선수들에게 더 절실하게 뛰라고 주문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독 자신의 야구 철학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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