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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금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오산이다'…황희찬·김민재·황인범, 축구협회, 무슨 일인지 밝혀라

2026-10-14 10:56:43

왼쪽부터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왼쪽부터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한국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표팀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수들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온갖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문제의 실체를 설명해야 할 당사자들과 대한축구협회는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 논란의 핵심은 특정 선수들의 은퇴 여부가 아니다.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이 대표팀에서 은퇴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축구 팬들이 정말 알고 싶은 것은 도대체 대표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는 것이다.

세 선수가 축구협회 관계자와 만나 대표팀 생활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제기했는지, 무엇이 불만이었는지, 면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은퇴설을 둘러싼 보도와 해명이 이어졌지만, 그것만으로 대표팀 내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다.
은퇴 이야기를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는 본질이 아니다. 설령 은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도 대표팀 내부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대표팀 생활에 어려움이나 불만이 있었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세 선수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대표팀에서 무엇이 문제였는가? 어떤 일이 있었기에 축구협회 관계자와 면담까지 하게 됐는가? 자신들이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무엇이며, 무엇이 어떻게 바뀌기를 바라는가?

세 선수가 모든 사적인 대화를 공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자신들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대표팀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핵심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밝히고, 문제가 있었다면 어떤 문제였는지 설명하면 된다. 그래야 사실과 추측을 구분할 수 있지 않겠는가.

더 답답한 것은 축구협회의 태도다. 선수들이 찾아와 대표팀 내부의 문제를 이야기했다면, 협회는 그 이야기를 듣는 데서 끝내서는 안 된다.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고,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선수들이 어떤 어려움을 호소했는지, 협회가 무엇을 확인했는지, 현재 어떤 해결 절차를 밟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물론 선수 보호를 위해 공개하기 어려운 내용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표팀 내부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상황을 계속 방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제기됐는지, 협회가 이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는 설명할 수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원인도 모른 채 어떻게 처방을 내릴 수 있겠는가. 지금처럼 당사자들의 설명이 부족하고 축구협회마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사람들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상상으로 채우기 시작한다. 선수들 사이에 파벌이 있는 것 아니냐, 누군가 특정 선수를 배척한 것 아니냐, 대표팀 내부에서 심각한 갈등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꼬리를 문다.

그중에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설명이 부족하니 추측은 더욱 커진다. 선수들의 소속팀 SNS까지 찾아가 비난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침묵이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침묵이 미덕인 것은 아니다. 특히 조직 내부에 문제가 생겼다면 침묵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문제가 무엇인지 드러내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고, 당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오산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관심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관심이 사라지는 것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겉으로 조용해졌다고 내부의 갈등까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환부가 있다면 어디가 문제인지 찾아내고 치료해야 한다. 상처가 곪아가는데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덮어두기만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원인을 찾아내고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 지금 한국 축구대표팀에 필요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세 선수에게 요구한다. 대표팀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자신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직접 설명하라. 문제가 없었다면 없었다고 밝히면 된다. 오해가 있다면 풀고,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다면 바로잡으면 된다.

대한축구협회에도 요구한다. 선수들과 면담했다는 사실만 알리고 끝낼 일이 아니다. 어떤 문제를 확인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지, 논란이 잠잠해지기만 기다리는 것이 협회의 역할은 아니다.

한국 축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논란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대표팀 내부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책임 있게 해결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침묵이 아니라 솔직한 설명이어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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