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7회까지 한화 이글스에 2-0으로 앞섰다. 2이닝만 막으면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의 통산 800승도 눈앞에 다가왔다. 김 감독은 8회에 박정민을 올렸다. 박정민은 시즌 초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은 대형 신인 투수다. 이후 다소 부침을 겪기는 했으나 이날 상황에서 그를 셋업맨으로 올린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박정민은 그런 김 감독의 기대를 깡그리 무너뜨렸다.
박정민은 첫 타자 심우준에게 공 5개로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오재원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때 김 감독이 박정민을 내리지 않은 대목은 다소 아쉬웠다. 다음 타자가 스위치히터 페라자였기 때문이다. 박정민은 결국 페라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김 감독은 그때서야 그를 강판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이 참사의 빌미를 제공한 장본인은 박정민이었다. 필승조 투수라면 어떡하든 1이닝을 막아줘야 한다. 볼넷을 1개도 아니고 연속으로 3개를 내준 대목은 아무리 신인이라 해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뎁스가 깊은 팀이라면 당장 2군으로 내려보내도 할 말이 없다.
박정민은 시즌 초 피하지 않는 정면 승부를 벌여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그의 투구 내용은 그렇지 않다. 조심스럽게 던진다. 이날도 팀의 리드를 지켜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볼넷을 남발한 것으로 보인다. 볼넷보다 두들겨 맞으면서 크는 게 더 낫다. 윤석민도 그렇게 성장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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