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유틸리티 부문 신설은 사실상 LG 차명석 단장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킨 결과물이다. 지난 시즌 후 가진 팬 미팅에서 "구본혁 같은 선수에게도 상을 줘야 한다"는 팬들의 요청에 차 단장이 직접 KBO에 건의했고, 이것이 실제 시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야구계 안팎에서 이번 신설 부문을 '구본혁상'이라 부르는 이유다.
수상 기준은 까다롭다. 3개 이상 포지션 각각 50이닝 이상 수비, 전체 수비 합계 540이닝 이상 수비를 소화해야 한다.
문제는 최근 구본혁의 타격 페이스다. 수비상은 기록과 투표를 통해 결정되기에 수비 지표가 가장 중요하지만, 공격이 받쳐주지 못하면 '공수겸장'의 이미지가 희석될 수도 있다. 현재 구본혁은 1할대 타율에 머무르며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다.
아무리 '수비 전문' 유틸리티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주전급 이닝을 소화하면서 타석에서 힘을 보태지 못한다면 팀 내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멍석을 깔아주니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구본혁상'의 주인공이 구본혁이 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차명석 단장이 정성껏 깔아준 멍석 위에서 구본혁이 특유의 허슬 플레이와 타격 반등을 통해 초대 유틸리티상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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