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선수 계약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짧은 기간의 좋은 성적을 지속 가능한 실력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아빌라가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계약 기간이다. 한 시즌도 온전히 검증되지 않은 선수에게 최대 2년을 투자하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다. 외국인 투수는 팀 전력의 핵심인 만큼, 구단은 당장의 성적뿐 아니라 다음 시즌에도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맷 카펜터는 2022년 뉴욕 양키스에서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5, 15홈런, OPS 1.138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36세의 나이에 화려하게 부활한 그는 단기간의 활약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듯 보였다.
물론 타자인 카펜터와 투수인 아빌라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두 선수의 상황도 다르다. 하지만 짧은 기간의 활약을 근거로 계약 기간을 늘리는 판단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때의 반등이 다음 시즌의 성공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아빌라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상대 팀들은 다음 시즌 아빌라의 투구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다. 올해 통했던 구종과 패턴이 내년에도 그대로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체력과 구위, 제구력 역시 시즌 내내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몇 경기의 인상적인 활약이 아니라 한 시즌을 책임지는 꾸준함이다.
SSG가 아빌라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선수 측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 좋은 선수를 붙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위험을 과도하게 떠안아서는 안 된다. 계약은 선수를 향한 기대감만으로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선수가 앞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따져 결정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결국 검증과 위험 관리의 문제다. 반 시즌 잘했다고 최대 2년 계약을 맺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 SSG는 그 답을 다음 시즌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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