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햄스트링이다. 햄스트링은 걷거나 가볍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해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상이 아니다. 타격 훈련을 소화하는 것과 경기 중 전력 질주를 하고, 베이스 사이를 달리며,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욱이 햄스트링 부상은 재발 위험을 가볍게 볼 수 없다. KIA 김도영 역시 햄스트링 부상을 반복적으로 겪었다. 부상에서 회복하는 것과 부상 이전의 경기력을 되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당장 경기에 나설 수 있느냐보다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상태인지가 중요하다.
구자욱이 출전하면 삼성이 반드시 우승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구자욱은 분명 중요한 선수지만, 한 선수의 복귀가 팀의 우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정상적인 주루가 어려운 선수를 투입했다가 기대한 타격마저 보여주지 못한다면 팀으로서도 손해다.
포스트시즌은 이름값으로 치르는 경기가 아니다. 현재 몸 상태가 가장 좋고,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 구자욱이 빠진 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메우도록 하는 것 역시 감독이 해야 할 일이다.
박진만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구자욱의 투혼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냉정한 판단이다. 당장의 승부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건강과 앞으로의 시즌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FA를 앞둔 구자욱에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선택이 필요한지도 생각해야 한다.
삼성은 우승을 원한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열망이 부상 위험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구자욱이 뛰겠다고 해도 몸 상태가 충분하지 않다면 말려야 한다. 선수의 의지를 존중하는 것과 무리한 출전을 허용하는 것은 다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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