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 상대는 2020 도쿄·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로만 디코(프랑스·3위)였다. 이현지는 시작부터 밭다리걸기를 시도하며 힘으로 밀어붙였다. 종료 2분여 전 상대 굳히기를 막다 지도를 받았지만 더 거세게 몰아쳤고, 1분 44초를 남기고 다리대돌리기 절반에 이은 곁누르기로 한판을 따냈다. 승리가 확정되자 소녀처럼 두 팔을 번쩍 들었다.
결승까지 가는 길도 압도적이었다. 1회전 모이라 모리요(도미니카공화국)를 5초, 2회전 카렌 레온(베네수엘라)을 9초 만에 메쳤고, 8강에선 6위 아시아 타바노(이탈리아)를 가로누르기로, 준결승에선 1위 라즈 헤르슈코(이스라엘)를 46초 만에 발뒤축후리기로 눌렀다. 모두 한판승이었다.

2007년생 이현지는 씨름 선수 출신 이치훈 제주도씨름협회 전무의 딸이다. 남녕고 1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고, 2024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 지난해 시니어 무대 타이틀 석권에 이어 선발전에서 세계선수권·항저우 아시안게임 챔피언 김하윤을 꺾고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하지만 2일 나고야 결승에서 뉴신란(중국·9위)을 압도하고도 밭다리걸기에 허를 찔려 한판패했고, 경기 뒤 하염없이 울었다. 쉬지 않고 세계선수권에 나선 그는 이번 대회 한국 유일의 개인전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같은 날 남자 100㎏ 이상급에 나선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민종(양평군청)은 첫판에서 나카노 간타(일본)에게 발목받치기 한판패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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