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성영탁은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뼈아픈 하루를 보냈다. 9-4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는 동안 5실점을 허용하며 팀의 9-10 끝내기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 후 중계 화면에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보이는 성영탁의 모습이 포착됐다.
누구보다 괴로운 사람은 선수 본인일 것이다. 마무리를 맡은 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KIA 뒷문을 책임해왔기에 충격은 더욱 컸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마무리 투수는 결과로 평가받는 자리다. 하지만 블론세이브를 했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한 경기 실패가 선수 인생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오승환이 그랬다. 그는 블론세이브를 하더라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다. 다음 경기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마리아노 리베라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실패에 매몰되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 역시 비슷한 숙제를 안고 있다. 강력한 구위를 갖췄지만 경기 중 감정이 크게 드러나는 모습이 감정이 크게 드러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팬들이 우려하는 것도 눈물 자체가 아니다. 감정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실패를 오래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일 때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야구는 실패의 스포츠다. 전설적인 타자도 열 번 중 일곱 번은 실패하고, 최고의 마무리 투수도 언젠가는 무너진다. 중요한 것은 실패 횟수가 아니라 그 이후다. 마운드에 다시 올랐을 때 이전 실수를 잊고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가가 진짜 실력이다.
성영탁도, 김서현도 아직 젊다. 그래서 더욱 강해질 시간이 남아 있다. 팬들이 바라는 것은 눈물을 참으라는 것이 아니다. 울 수는 있다. 다만 다음 날에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공을 던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클로저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다. 때로는 오승환과 리베라처럼, 실패마저 잊어버리는 '뻔뻔함'이다.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